안녕하세요. 씽귤입니다.
2025. 7. 13(일) 오후 4시,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관람한 풍류동인 담소의 '만날고개, 그리움의 고개' 관람 후기입니다.
집이 성산아트홀 인근이라 늦은 시간에 공연을 보고 걸어서 집에 올 수 있는 혜택을 언젠가 누리리라 생각만 하다가 며칠전 행동으로 인터넷으로 조회를 하니, 저녁 공연은 아니지만 다음날 무료 공연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국악 공연이라 늦은 점심을 먹고 부담없이 그러나 기대를 갖고 성산아트홀을 찾았다. 성산아트홀은 두 개의 건물이 있는데 도청쪽이 대극장, 시청쪽이 소극장이다.
'만날고개, 그리움의 고개'는 창원 지역의 전설을 바탕으로 샌드아트와 국악이 그려내는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만날고개 전설은 고려 말, 마산포의 한 양반 가문의 큰딸은 가난과 어머니의 병환으로 인해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감천골 윤진사의 반신불수에 말 못하는 외아들과 혼인하게 된다. 시집살이의 고단함과 구박 속에서도 그리운 친정을 마음에 품고 묵묵히 살아간다. 어느날 남편의 배려로 오랜만에 친정을 방문하게 된 그녀는 가족들과 따뜻한 정담을 나눈다. 그러나 아내를 만날고개에서 기다리던 남편은 그녀를 자유롭게 해주고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그렇게 청상과부가 된 큰딸은 몇 해 후, 팔월 열이렛날 친정을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고개를 찾고 그곳에서 기적처럼 어머니와 여동생을 만나 애틋한 재회를 나눈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이 고개를 '만날고개'라 부르며, 지금까지도 먼 곳에 있는 그리운 사람과의 만남의 장소로 기억하고 있다. 정형화된 삶을 산 옛 여인의 슬픈 이야기이다.
공연의 주관인 풍류동인 담소는 '담은 소리'라는 뜻으로 정성스레 만든 소리를 담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단체이다. 편안한 음악, 담소를 나누듯 다정하게 건네는 음악으로 지친 일상 속 여유를 전하고자 하는 젊은 연주자들이 모였다. 2017년 창단하여, 영남 지역 최초로 풍류방 음악을 바탕으로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새로운 풍류, 현대의 풍류를 시작했다. 2021년 풍류동인 담소 정규 1집 [담은 소리] 정규 음반을 발매하였고 현재까기 공연, 영상, 편곡과 작곡 등 다양한 결과를 만들고 있다.
풍류동인 담소 단원들
공연은 무대 우측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모래를 흩뿌리면 무대 전면에 이미지가 보이고 타악, 해금, 대금, 신디, 그리고 가야금 연주와 중간중간 해설자의 만날고개 전설 소개와 무용이 곁들여지는 잔잔한 종합 예술이었다. 연주를 보면서 가야금 연주자가 나의 창원 가야금 스승인 서은주 선생님의 느낌이 나긴 했지만, 30대로 보이는 젊은 연주자라 닮았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공연이 지날수록 혹시나 하는 의심이 들었고, 공연 후 팜플렛을 확인하니 객원 연주자로 공연에 참여한 서은주 선생님이 맞았다. 많이 반가워 연주자 대기실에 찾아가 인사를 했다. '만날고개, 그리움의 고개'는 제목처럼 존경하는 서은주 선생님을 만나서 더욱 감동적인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