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악은 조선 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사당인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연주되는 음악, 노래, 무용을 총칭하는 종합 예술입니다. 조선의 유교적 이상을 담은 장엄한 의례와 예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국 전통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산으로 평가받습니다.
1. 역사적 배경
창제: 종묘제례악은 세종대왕 때 창작된 '보태평'과 '정대업'을 바탕으로 합니다. 원래는 궁중 연회에 사용하기 위한 음악이었으나, 세조 때 제례에 맞게 다듬어 현재의 종묘제례악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전승: 조선시대 장악원 악사들에 의해 전승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구황궁아악부, 광복 이후에는 국립국악원 악사들에 의해 전승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 구성
종묘제례악은 크게 악(樂, 음악), 가(歌, 노래), 무(舞, 춤)로 구성됩니다.
악 (음악):
제례 절차에 따라 악기 편성이 달라지는 등가(登歌)와 헌가(軒架) 두 악대가 연주합니다.
등가: 계단 위에서 연주하는 악대로, 편종, 편경, 대금, 당피리, 아쟁 등이 포함되며 노랫말이 없는 악곡을 연주합니다.
헌가: 계단 아래 뜰에서 연주하는 악대로, 등가와 유사한 악기 구성에 진고, 태평소, 징 등이 추가되며 노랫말이 있는 악곡을 주로 연주합니다.
사용되는 악기는 편종, 편경, 방향과 같은 타악기를 비롯하여 대금, 당피리, 해금, 아쟁 등 다양한 관현악기가 사용됩니다.
가 (노래):
악장(樂章)이라고 불리는 가사를 노래로 부릅니다.
조선 왕조를 개국하고 번영시킨 선왕들의 문덕과 무공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무 (춤):
일무(佾舞)라고 불리는 춤이 함께 연행됩니다. '일(佾)'은 '줄을 지어 선다'는 의미로, 여러 명의 무용수가 줄과 칸을 맞추어 추는 춤입니다.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춤이 있습니다.
보태평지무(保太平之舞): 문덕을 찬양하는 춤으로, 오른손에 약(籥)이라는 피리를, 왼손에 적(翟)이라는 꿩 깃털 장식물을 들고 춥니다.
정대업지무(定大業之舞): 무공을 찬양하는 춤으로, 검(劒, 칼)과 창(槍, 창)을 들고 춥니다.
원래는 6열 6행의 육일무였으나, 현재는 8열 8행의 팔일무로 추고 있습니다.
3. 유네스코 등재
종묘제례악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종묘제례와 함께 등재되어, 제례 의식과 음악, 무용이 하나로 결합된 총체적인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종묘제례: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으로, 규모가 가장 크고 중요한 제사였기 때문에 '종묘대제(宗廟大祭)'라고도 불립니다. 현재 매년 5월 첫째 일요일에 봉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