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백제는 일본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학문, 종교, 예술을 전했습니다. 특히 음악과 춤은 일본 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고, 지금까지도 일본의 역사 기록 속에 남아 있습니다.
백제의 기악(伎樂)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에는 백제 사람 미마지가 일본에 살면서 기악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기악은 가면을 쓰고 이야기하며 춤과 노래를 함께 즐기는 종합 예술인데, 우리나라의 탈놀이와도 비슷합니다.
특히 경기 양주에 전해지는 ‘양주 별산대’와 일본의 기악은 구조와 형식이 흡사하다고 전해지지요. 학자들은 이러한 기록을 통해, 백제의 예술이 중국을 거쳐 일본에까지 전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려사에 남은 노래
우리나라의 역사서 《고려사》에는 백제 사람들이 즐겨 불렀던 여러 노래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노래, 산에 성을 쌓으며 안심하는 백성의 노래, 도적에게 잡혀간 여인의 노래, 왕의 수청을 거절하는 여인의 노래 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잘 알려진 노래가 바로 정읍사(井邑詞)입니다.
정읍사의 유래
정읍은 전라북도의 한 마을 이름입니다.
옛날 이곳에 살던 한 부부 가운데 남편이 장사를 위해 먼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부인은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며 매일같이 바위 위에 올라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노래가 바로 정읍사입니다.
《고려사》의 악지(樂志)에는 정읍사의 유래가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 세종대왕이 편찬한 《악학궤범》에는 가사까지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정읍사는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유일한 백제 노래로 평가받습니다.
정읍사 가사
맺음말
백제의 음악과 춤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담아낸 소중한 문화유산이었습니다. 특히 정읍사는 한 여인의 간절한 기다림과 사랑을 노래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우리 민족의 예술적 감성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