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는 흔히 ‘노래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음악을 사랑한 나라였습니다. 고구려와 백제에 비해 악기의 종류나 음악적 체계는 단순했지만, 신라 사람들의 삶 속에는 언제나 노래와 음악이 함께 했습니다.
신라 사람들의 음악 사랑
신라의 음악은 주로 가야금 가락에 맞추어 춤을 추고 노래하는 형태였습니다.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리적 여건 속에서도, 고유한 지역적 특성을 담은 음악을 발전시켰지요.
무덤 속에서 발견된 토우(土偶, 흙 인형) 역시 신라 사람들의 음악 사랑을 잘 보여줍니다. 두 손을 모으고 노래하는 모습,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의 토우는 죽은 이의 장례와 함께 음악이 끊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신라의 노래들
신라에는 후세까지 전해지는 노래와 이야기가 여럿 있습니다.
향가란?
신라의 대표 노래로, 불교적 내용과 사랑·이별을 노래한 다양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스님들과 화랑들이 즐겨 불렀고, 백성들의 삶 속에도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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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죽지랑가〉
신라 제32대 효소왕 때, 충직한 인물 ‘죽지랑’을 그리워하며 지은 노래입니다. 친구를 향한 그리움과 우정을 담은 가락이 후대까지 남았습니다. -
〈방아타령〉
백결선생이 가난 때문에 방아를 찧지 못하자, 대신 가야금을 켜서 방아 찧는 소리를 내며 아내를 위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의 연주는 사람들을 흥겹게 춤추게 했고, 그 소리가 후에 ‘방아타령’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
〈제망매가〉
월명사가 죽은 누이를 위해 지은 향가입니다. 불교적 세계관과 깊은 슬픔이 담겨 있으며,
"삶과 죽음의 길은 여기 있으니 머뭇거리다가, 나는 이제 떠난다 말도 못하고 어찌 먼저 갑니까?"라는 구절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노래가 이어지는 삶
신라 사람들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노래를 불렀습니다. 음악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서로를 위로하고 신앙과 연결되며, 삶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언어였던 것이지요.
오늘날 전해지는 향가와 신라의 음악 이야기는, 음악이 단순한 예술을 넘어 한 시대 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담아내는 그릇이었음을 알려줍니다.